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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40605 호쿠리쿠

240605 - 240609 호쿠리쿠 (7)

하룻밤을 보낸 산장에 작별인사를 하고. 외관은 엄청 허름해 보이지만 매우 아늑한 곳이었다.

 

다시 지상으로 내려가야 하는 시간. 잊지 못할 산 중에서의 1박이었다.

어제 했던 것처럼. 무로도에서 버스를 타고, 여러 개의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갔다.

운 좋게 시간이 맞아, 다테야마역에서 도야마역으로 향하는 열차에 바로 올라탈 수 있었다.

하루 사이에 부쩍 낮아진 것 같았던 눈의 벽.
이번에는 쇼묘타키를 꽤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일본에서 두번째로 두꺼운 나무. 가장 두꺼운 나무는 가고시마현에 있다고 한다.

 

도야마로 돌아오면서. 산 속 눈이 녹아 녹 에메랄드 빛 계곡을 만들고 있었다.
갈 때는 몰랐지만 올 때는 확실하게 알았던 열차의 뇌조 도장.
플랫폼으로 향하는 길에는 옛 특급 열차들의 행선판이 전시되어 있었다.

 

하루 동안 겨울 - 봄 - 여름 기후를 모두 겪고,

아침에도 일찍 일어났다 보니 몸상태가 최상은 아니었다.

오늘은 조금 설렁설렁 돌아다니기로! (결과적으로는 아니었지만...)

첫날과 똑같은 도야마역 북쪽 출구 쪽 숙소에 묵어, 일단 짐을 풀고 근처의 운하 공원으로 가보기로 했다.

숙소 근처에 있던 후간 운가 칸스이 공원(富岩運河環水公園),
데크 위에서는 주기적으로 물이 쏟아져, 탁 트인 풍경에 시원함을 더해줬다.

공원에는 정말 예쁜 스타벅스가 있었다.

피곤한 몸에 카페인 충전도 하고, 지친 몸을 잠깐 풀어주기 위해 조금 쉬어가기로 했다.

테라스에서 운하를 바라볼 수 있게 꾸며놨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현지인은 다 실내에 들어가서 마시는 것 같았지만.

 

한국인들은 열심히에 대한 강박이 있어서,

휴가 가서도 구경하느라 쉴 새 없이 돌아다닌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내 얘기네ㅋ' 하고 단순히 넘겼었는데,

생각해보면 어디를 가든 '여기까지 왔는데...', '항공권 가격이 얼만데...' 같은 생각으로

쉬기보다는 한 군데라도 더 보려고 돌아다녔다.

그러다 보니 가끔 여행이 본질인 휴식에서 멀어진다고 느낄 때가 있었는데,

경치가 좋은 테라스에서 바람과 햇살을 받으며 마시는 커피, 좋은 사람과의 가벼운 대화가

잊고 있었던 여유의 가치를 되새겨주었다.

그래. 열심히 사는건 평소에도 하는데.

혼자 왔더라면 경험해보지 못했을 것 같은 행복. 여행 중 가장 즐거운 한 시간이었다.

어디를 가느냐 뿐만 아니라, 누구와 가느냐에 따라 너무나도 다채로워 질 수 있다는 것. 이런게 여행의 매력인 것 같다. 

평일 오전 시간의 운하 공원. 정말 평화로웠다.

아침을 그렇게 많이 먹었는데도 배꼽시계는 또 귀신 같이 울린다.

점심을 먹고, 도야마 시내 탐방을 위해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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