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숙소에 짐을 두고, 점심을 먹기로 했다.
도야마는 강수량도 많은데다 바다도 접하고 있어서 식문화가 매우 발달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전주 포지션.
진한 간장으로 색을 낸 블랙 라멘이 유명한데, 마침 평 좋은 가게가 역 근처에 있어 가봤다.
들어가자마자 돼지 누린내가 확 느껴지는 전형적인 라멘가게.
황금니타마고(계란조림)블랙라멘 (980엔) 하나, 특제 라멘 (1250엔) 하나를 시켰다.
역 근처라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지, 영어 메뉴도 있어 주문하기 편했다.
너무 오랜만에 이용해보는 자판기라 좀 헤매긴 했지만;;
황금니타마고(위) 와 특제(아래) 라멘.
국물부터 한 입. 짜다. 하지만 면을 먹었을 때 간이 딱 맞았다.
눅진한 기름맛과 감칠맛 뒤로 약간 태운 마늘에서 느낄 수 있는, 기분 나쁘지 않은 쓴 맛이 약간 느껴졌다.
면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약간 딱딱한 중면. 촉촉한 챠슈와 간장 맛이 살짝 배인 계란이 국물과 정말 잘 어울렸다.
식탁 옆에 충격적인 비주얼에 자꾸 눈이 가서 한 번 시도해 봤다.
멸치를 넣은 식초. 살짝 라멘에 넣어 보니 감칠맛을 확 살려주며, 바다향이 맛에 포인트를 더해줬다.
약간의 쓴 맛 때문에 잘 안 물렸는데, 이 식초까지 함께 있다면 세 그릇도 거뜬할 것 같다.
또 먹고 싶네.
밥을 먹고 다카오카로.
호쿠리쿠 패스의 사용 범위에 JR 소속이 아닌 아이노카제 도야마 철도 (다카오카 - 도야마 구간) 가 있어 타려 했는데, 개찰구에서 막혔다.
알고보니 그 구간을 '경유'하는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고...
일본 철도는 파면 팔 수록 어렵다.
결국 좀 더 기다려서 신칸센을 타고 신다카오카역으로 이동.
아는 곳이 나오니 추억도 새록새록 떠오르고 재밌었다.
소화도 시킬 겸 북쪽 다카오카역 쪽으로 걸어 올라갔다.
평일 낮에다 날씨도 덥긴 했는데, 진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시골 동네라 그런건가...?
한 20분 정도 걷다 보면 주택가 사이에서 정말 뜬금없이 절이 하나 나온다.
지난 여행에서 개폐장 시간을 못 맞춰 눈물을 머금고 돌아섰던 즈이류지(瑞龍寺).
너무 관리가 잘 된 잔디밭 주위를 절이 감싸고 있었다.
절과 잔디밭, 따뜻한 태양과 다붓한 절의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었다.
고요함은 패키지 여행객 때문에 금방 깨져버렸지만.
절 내부로 빛이 들어오는 곳을 참 잘 설계해서, 건물 사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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