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역에서 산 힛바리타코 도시락. 만화 '에키벤'에서 보고 꼭 먹어보고 싶었는데, 마침 있길래 샀습니다. 문어가 유명한 효고현에서는 문어잡이에 항아리를 활용했는데, 그 방법을 상품화 했다네요.
구성도 꽤나 알차고 맛있습니다. 특급 열차인줄 알았는데 일반 열차라 조금 먹기가 눈치보이기는 하네요.
교토역에서 한시간 가량 달려 나라역 도착.
사슴 컨셉의 카페가 반겨주네요.
상점가를 쭉 따라 갑니다.
나라도 나라 시대에 일본의 수도였는데요, 그 시기에 당나라와 신라, 발해에서 불교 문화를 활발히 받아들여 여러 절들이 모여 있습니다. 코후쿠지(興福寺)로 먼저 향합니다. 먼저 만난 건 난엔도(南円堂).
팔각형 모양으로 이루어진, 관음상을 모신 곳입니다. 10월 17일 '야경전 독회' 행사에만 문을 연다고 하네요.
최근에 복원된 츄콘도(中金堂). 몇차례나 해체와 복원을 거듭한 비운의 건물이라고 합니다.
고쥬노토(五重塔). 이름이 진짜 그냥 오층탑입니다. 일본에서 두번째로 높은 목조 탑입니다.
도우콘도(東金堂). 내부에는 불상들이 죽 늘어서 있습니다. 불상 행렬이 멋지긴 한데, 입장료 300엔은 좀 과하네요;
코후쿠지를 훑어보고 나라 공원 쪽으로 향합니다. 악명을 떨치는 사슴을 보러갑니다.
사람들 사이에 돌아다니는 사슴들이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옵니다.
나라 공원의 반대편에 있는 도다이지로 먼저 향합니다. 도다이지의 정문 난다이몬(南大門) 입니다. 현판엔 다른 글자가 써 있네요?
폐장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서두릅니다.
표를 사고 들어가는데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다이부쓰덴(大仏殿)이 엄청난 위용을 내뿜습니다.
서울이나 경주, 교토에서 고건축물을 봤을때 아름답다는 생각은 많이 해봤는데, 위압감이 느껴지는 건물은 여기가 처음입니다.
첫 건축은 758년, 지금 건물은 1709년에 다시 지은 건물입니다. 색이 바래고 벗겨진 처마의 단청이 세월을 짐작하게 합니다.
내부의 대불도 거대합니다. 일본에서 본 여러 대불을 우습게 만들어버리네요.
다이부쓰덴은 전쟁으로 두 번 파괴되었는데, 지금 건물도 옛 건물의 2/3 정도 크기 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얼마나 거대했을지 감조차 오지 않네요.
미련이 계속 남네요. 다이부쓰덴을 눈에 계속 담아봅니다.
다이부쓰덴 폐장 후에도 도다이지는 관람이 가능합니다. 도다이지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니가쓰도와 홋케도를 보러 가봅니다.
2월마다 행사를 열어 붙은 이름이라는 니가쓰도. 내부에는 관음상이 있는데, 아직 한번도 공개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자그마치 752년에 지어진 건물입니다.
오르면 도다이지의 전경이 한 눈에 보입니다.
홋케도. 아까 도우콘도처럼 내부에 불상이 많다는데, 이미 관람시간이 지났네요. 홋케도를 둘러보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저를 빤히 쳐다보시더니, 한국말로 사진을 부탁하십니다. 확신의 한국,인상인가 봅니다.
도다이지 뒷편에도 사슴들이 많네요. 난다이몬 근처 사슴들은 센베가 없으면 거들떠보지도 않던데, 여기 애들은 인기척에 곧잘 반응합니다.
나라는 이쯤 보고 돌아갑니다. 계속 겉핥기로 여행 중이긴 한데, 오늘 그 정도가 심하네요.
비가 계속 와서 아케이드로 몸을 피합니다. 거리는 휑했는데 아케이드만 붐비네요. 사람들 생각이 다 똑같은가 봅니다.
조금 끌리는 굴 무한리필 가게.
나라선을 따라 교토로 돌아갑니다.
교토에서 신칸센으로 갈아탑니다. 어제부터 도쿄-나고야-오사카-규슈로 이어지는 도카이도/산요/규슈 신칸센을 타기 시작했는데요, 전에는 신칸센이라면 아무거나 골라타면 됐었는데, 이 구역에서는 최고 등급 신칸센인 노조미호, 미즈호호를 패스를 이용해서 탈 수가 없습니다. 생각보다 이 두 차량의 비중이 커서, 이동하는데 조금 더 머리 아파졌습니다.
점심 저녁을 다 에키벤으로 해결하네요.
오늘 저녁은 나라의 향토 요리인 카키노하 스시입니다. 고등어나 연어 초밥을 감잎으로 감싸 숙성한겁니다. 감잎이 살균 작용을 한다네요. 맛은 조금 더 초가 강하고 샤리가 쫄깃한 고등어 초밥입니다. 감잎이 비린내도 잡아주는 것 같아요.
오늘의 숙소가 있는 히메지역에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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