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숲 근처 과천 방향 메타세콰이어길에 있는 우동/소바집 미우야.
근처에서 맛집으로 유명하고, 요즘 흑백요리사로 주가를 한창 올리고 있는 최강록 셰프가 잠깐 몸 담은 집이기도 하다.
퇴근 후 대지쿤을 만나 가게로. 주변은 한산한데, 식당 근처만 붐비고 있었다.
금요일 저녁 5시 40분 정도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가게는 만석.
끊임없이 차에서 사람이 내려 가게 앞 태블릿에 예약을 하고 있었다.
우리도 예약을 하고 양재천을 조금 걷기로. 날씨도 참 좋고. 오랜만에 걷는 양재천, 바람이 상쾌했다.
근데 뭔 놈의 모기가 10월에 이렇게 많은지.
주린 배를 부여잡고... 가게 앞에서 15분 정도 더 대기하다 마침내 입장.
단순한 소바나 우동이 아니라, 신기해 보이는 메뉴가 참 많았다.
나는 시금치가 들어간 호렌소 사라다 우동 (15,000), 대지는 얼마전부터 노래를 부르던 사케동 (18,000).
추가로 소바마키(마셰코에 나왔던 그 메밀김밥!) 을 시켰다 (9,000).
먼저 사케동.
연어와 함께 연어알, 달달하게 구운 일식 계란말이, 살짝 초를 넣은 밥.
슴슴한 간을 좋아해서인지, 초를 넣은듯 안 넣은 듯한 밥이 정말 좋았다.
다음에 왔을 때 초밥을 시켜봐야 겠다는 생각을 들게 해 준 메뉴.
그리고 다른데에서 한번도 못 본 메뉴라 한 번 시켜본 호렌소 사라다 우동.
우동면에 흰자만 살짝 익은 온천 계란을 올리고, 베이컨, 시금치, 파마산 치즈를 잔뜩 갈아 올렸다.
약간 루꼴라가 들어간 까르보나라 느낌. 거기에 쯔유를 부어서 비벼먹는 형태였다.
면을 한 번 씹고 헛웃음이 나왔다.
일본에서 먹은 어떤 우동보다도 쫄깃하고 단단한 면. 정말 맘에 들었다.
반쯤 호기심에 시켰는데, 조합도 꽤 괜찮았다. 다카마쓰에서 먹었던 가마버터우동도 그랬고,
은근 우동과 파스타가 호환이 잘 되는 것 같기도?
근데 전체적으로는 조금 아쉬웠다.
베이컨, 파마산 치즈, 쯔유 모두 간이 강해서 먹다보니 짜다는 생각 밖에 안 들더라.
소바마키는 좋았다.
향긋한 김에 메밀향이 제대로 느껴지는 소바, 달달하게 구운 교쿠(일식 계란구이), 새우튀김, 아보카도와 시금치.
유부와 표고조림.
최강록 셰프의 레시피를 그대로 쓰는건지, 네오에서 먹은 맛과 거의 유사했다. 여기가 간이 좀 약한 것 같기도 하고.
표고 조림은 사케동에도 들어가 있던데, 어떤 소스에 조리는건지 정말 맛있었다.
새우튀김 튀김옷이 좀 심하게 눅눅하긴 했지만... 갓 만들기는 어려웠을테니 뭐 어쩔 수 없나 싶기도 하고.
양도 많지 않아서 정말 잘 먹었다! 라고 말할만한 식사는 아니었지만,
먹다보면서 깊은 내공이 느껴지는 부분이 참 많았고, 눈길을 사로잡는 메뉴들이 꽤 많아 재방문하고 싶다.
기다린 것 생각하면 쉽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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