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도 치고, 신발은 다 젖어서 발이 얼어갑니다. 설상가상으로 물도 많이 안 마셨는데 화장실도 급하네요.
탈진 직전에 카페 하나를 찾았습니다. 살았습니다.
오두막에 계신 주인 분이 창문에서 제가 카페 쪽으로 향하는 걸 보시고는 얼른 준비를 하십니다.
화장실도 쓰고, 몸도 녹일 겸 차를 한 잔 시킵니다. 여러 가지 베리류에 말린 사과가 들어간 차입니다. 사장님께서는 심심하셨는지 말이 끊이지 않네요. 마침 저랑 전공도 비슷해 말이 잘 통합니다. 제 일본어 수준에 맞게 최대한 쉽게 말을 해주셔서 대화하기도 편하네요.
한참을 떠들다, 다른 손님이 찾아와서 자리를 뜹니다. 사진을 한 장 부탁하니 흔쾌히 허락하시네요. 다음에 비에이를 찾으면 꼭 다시 와 달라는 말에 무한 긍정으로 작별 인사를 건넵니다. 고바야시 사장님. 번창하세요.
너무 잘 쉬었습니다. 비도 마침 그쳤네요. 다시 길을 나섭니다.
구 마일드세븐 언덕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메비우스로 불리는 마일드세븐 담배의 광고에 사용된 나무들인데요, 나무를 보려는 관광객이 자꾸 사유지를 침범하자 농장 주인이 나무를 베어버렸다고 합니다. 원래는 더 빽빽하게 나무가 자라 있었다고 하네요.
차량 통행도 적고, 사람도 안 다니는 곳이라 차들이 엄청난 속도로 달립니다. 큰 차가 지나며 자꾸 물을 튀겨서 우산을 차도 쪽으로 펴고 걷습니다.
철도역처럼 꾸며 놓은 카페. 동절기에는 이렇게 내내 문을 닫는 카페나 음식점이 대부분이라네요.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새로운 마일드세븐 언덕입니다. 이 나무 사진은 마일드 세븐의 패키지에 사용되었는데, 원래 마일드세븐 언덕이 저렇게 되어버린 후 이 언덕이 마일드세븐 언덕의 이름을 가져갔다고 하네요.
사진을 찍고 있는데, 실시간으로 나무들이 시야에서 사라져갑니다. 비가 그치니까 엄청난 속도로 안개가 끼기 시작합니다.
빠르게 역으로 돌아갑니다. 마치 영화 미스트의 한 장면 같네요.
산 쪽 방향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거의 다 내려왔습니다. 지정피난지역인데, 스키장이네요. 저 좁은 곳에서도 스키를 타나 봅니다.
무사히 비에이역으로 돌아왔습니다.
등교길에 함께했던 학생들과 하교길을 다시 함께합니다. 아사히카와로 돌아 왔습니다. 많이 지칩니다. 오늘은 좀 쉬어야겠네요.
잠깐 쉬었다가 저녁거리를 사러 나갑니다. 고바야시 상이 추천해준 신코야키라는 음식을 사볼까 합니다.
시내도 주요 도로만 벗어나면 제설이 하나도 안 되어 있습니다. 걷기 너무 힘듭니다.
기어가는 속도로 겨우 도착한 오늘의 식당.
신코야키 1인분을 포장해 와, 숙소 1층에 있는 마트에서 산 샐러드와 함께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간장 소스 베이스인데 약간 시큼한 맛이 있는게 특징이네요. BHC 맛초킹 소스를 바른 굽네치킨 같습니다. 맛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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